“남북 당국회담 성과 기대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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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그러니까 부상급 남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의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도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이 지난달 26일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에서 마라톤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당시 합의의 핵심은 오는 11일 개성에서 당국회담을 열자는 것이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우리 측은 이번에 논의하는 당국회담은 지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후속회담 성격인 만큼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하자고 제의하였고, 북한도 부상급을 단장으로 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회담 의제는 딱히 정해진 게 없습니다. 합의문에선 남북 양측의 입장을 모두 반영해 현안 전반을 포괄적으로 다루기로 했습니다.

남북은 당국회담 전에 구체적인 의제를 조율하지 않고, 회담 당일 양측이 희망하는 의제를 제시하고 나서 협의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사전 의제조율 없이 당국회담을 열게 되면 의제를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 만남을 이어가는 데 서로 비중을 뒀기 때문에 이렇게 나온 겁니다. 만나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의제를 정해겠죠. 그러니까 남북이 의제조차 공유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단 북한은 경제 부문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강산관광 재개나 경협 활성화를 위해 5.24조치 해제와 같은 것을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북한의 선전 매체들이 당국회담을 앞두고 금강산관광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남한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정치 군사 부문, 특히 핵 문제를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정치경제 분야보다는 사회문화 분야에서 논의의 진척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