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박지원 의원 방북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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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측의 방북 요청에 따라 24일 개성공업지구를 방문하려던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남측 정부가 방북을 불허했습니다. 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방북 승인을 받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방북하려던 남측 인사들은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김대중평화센터측에서 8명,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 측에서 7명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일 통일부에 방북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23일 박지원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14명에 대해 개성 방문을 승인했습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박 의원의 방북이 불허된 이유에 대해 "지난 16일 박 의원이 방북한 만큼 정치인이 거듭 방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 방북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박 의원이 지난 16일 방북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지금의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정치인인 박 의원이 개성까지 가서 직접 추모 화환을 전달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논란이 더 커지자 정부도 박 의원의 이번 방북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박지원 의원은 특정 정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사실 공직자입니다. 하지만 현정은 회장이나 기타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은 민간인이기 때문에 지금 남북을 왕래해도 (남북관계에)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정부가 이런 측면을 고려해 박 의원의 방북을 불허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 의원과 현 회장이 북한으로부터 방북 요청을 받은 것은 지난 19일 저녁입니다.

이번 방북은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각각 조의를 표한 것과 관련해 북측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이들을 초청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북측의 대남 담당 책임자인 김양건 비서가 직접 방북을 요청했습니다.

앞서 박지원 의원과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은 지난 16일 개성을 방문해 김정일 사망 3주기 추모 화환을 북측에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