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내 북한 노동자 철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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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몽골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비자 기간 만료와 함께 철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달 말까지 일부가 철수하고 나머지는 내년 초에 순차적으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몽골 당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 갱신을 중단한 가운데 북한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최근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몽골에 있는 한 대북 소식통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얼마 전 울란바토르역에 모여 베이징행 열차에 탔다"며 "현재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들도 내년 초까지 대부분 철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이번 철수는 유엔 결의안 이행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유엔 결의안으로 몽골 건설 회사들이 북한 노동자들과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없게 됐다"며 "몽골이 외국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있으면 오히려 외자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몽골은 지난 2008년부터 북한 노동자를 대규모로 고용했습니다. 한때 그 수가 최고 5천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몽골에 불어 닥친 경제 불황으로 북한 노동자들의 수는 해마다 줄었습니다.

건설 현장을 떠나 지낼 수 없는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몽골의 한 건설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은 성실할 뿐만 아니라 기술력까지 인정받아 건설 현장에서 인기가 높았다"며 "북한 노동자들은 철수하는 순간까지 몽골에 남아 일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세계 각국이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입국 허용을 중단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또한 지난 22일에도 해외 노동자들을 2년 이내 북한으로 돌아갈 것을 결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