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국방부는 6일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국방부가 '2014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해 사실관계만 기술하던 관행을 벗어나 기술적 평가를 내놨습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 북한이 최초 핵실험을 2006년에 실시한 후 약 8년이 지난 점을 고려해 볼 때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13년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북핵이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부상한 것 아니냐는 현실적인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년전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해 "1980년대 이후부터 5메가와트 원자로 가동 후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핵물질을 확보했고,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고만 기술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평가도 훨씬 더 구체적입니다.
"총 다섯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014 국방백서'는 밝혔습니다.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은하 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평가에 반영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2012 국방백서'에서는 "2009년 4월과 2012년 4월에도 대포동 2호를 추진체로 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하였다"고만 기술했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의 종류별 사거리에 대한 기술도 2012년 국방백서는 "대포동 6천700km"였으나, 이번 국방백서는 "대포동 2호 1만km"로 바뀌었습니다. 사거리만 놓고 보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지만,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수 있는 기술을 북한이 갖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남측 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를 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탑재할만큼 소형화하지는 못한 것으로 남측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작전 배치는 안 됐다"며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수준의 핵무기 소형화를 완성했다는 첩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방백서는 북한의 무력도발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또한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이 남북 간의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이라고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현재 남한 정부는 2년마다 국방백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국방백서를 발간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역대 남한 정부를 통틀어 21번째입니다.
국방백서에는 북한군의 전력 변화, 동북아 안보 상황, 한미동맹 현황 등 남측 군의 활동과 주변국의 군사 동향이 담겨 있으며, 총 9개 장과 31개 절로 구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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