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핵실험이 새로운 핵군비 경쟁을 유발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했습니다. 이는 "전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남한의 외교부는 교황의 발언을 "북한 정권이 진정한 비핵화의 길로 즉각 복귀하라"는 요구로 해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현지시간으로 9일 바티칸 주재 각국 대사들을 상대로 신년 외교정책 연설을 하면서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로 북한의 핵 개발을 언급했습니다.
국제사회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대규모 난민 사태, 저성장 문제, 폭력적 극단주의 등과 함께 북핵 문제를 지목한 겁니다.
교황은 "북한의 계속된 핵실험이 동북아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하고 국제사회의 핵군비 경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영식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언론 담당 부장: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난 1월 9일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과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세계 평화를 강조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중 가장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황의 발언과 관련해 남한의 외교부는 "전 세계 12억 7천만 가톨릭 신자를 대표하는 교황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직접 경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외교부는 "교황청이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공식성명을 최초로 발신한 데 이어서 북핵 위협에 대한 우려를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국제사회가 갖고 있는 북핵문제의 시급성과 엄중성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이번 신년연설에 담긴 메시지는 핵개발의 망상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진정한 비핵화의 길로 즉각 복귀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생각됩니다.
교황은 지난해 9월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도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한국천주교주교회의도 '호소문'을 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지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대화 재개 등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