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3월 초부터 실시된다고 남측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설 맞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군사훈련의 일정을 늦춘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지만, 남측 국방부는 두 사안은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북측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의 일정이 조금 늦춰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남한의 조간신문인 한국일보는 13일 한미 연합훈련이 "3월 초부터" 시작한다고 단독으로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해에는 훈련을 2월 24일부터 시작했지만 올해는 1주일 정도 늦출 방침"이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정부가 훈련을 다소 늦춘 것은 남북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한미 연합훈련이 3월에 시작되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일정을 놓고 북측과 신경전을 펼쳐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남측 정부는 구정을 기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고 지난 12월 북측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성사될 경우, 2월 셋째 주를 전후로 상봉 행사가 열리게 되는데, '키 리졸브' 훈련이 예전처럼 2월 넷째주에 시작하게 되면 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생깁니다.
한국일보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남측 국방부는 한미 연합훈련의 일정에 변화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연합훈련의 일정이 북측의 요구나 남북관계의 상황 변화에 따라 바뀌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키 리졸브' 연습은 매년 정례적으로 하는 군사훈련으로 한미연합사령관이 주관하며, 그 일정도 미리 정해둔다는 겁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연간계획으로 하기 때문에 한참 전에 이 일정은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계획과는 무관하게 결정되어 있는 사안입니다.
그럼 '왜 올해는 3월 초에 키 리졸브 훈련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대변인은 일정을 확인하지 않은 채 "날짜는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키 리졸브' 훈련은 2월 24일 시작했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5일 끝남에 따라 이틀간 일정이 겹쳤지만, 북측은 상봉 행사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산가족 상봉은 2월 중순에 전격 개최된 제1차 남북 고위급 접촉의 결과였고, 3월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대북 3대 제안을 내놓는 등 남북 간 관계 진전이 기대됐지만, 북측은 유엔 안보리의 '미사일 발사 규탄' 등에 반발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경고하는 등 지난 한 해 내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북측은 한미 군사훈련을 '북침 연습'이라고 규정하며 남한이나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연합훈련부터 중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미국이 한미 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할 경우 북한도 핵실험을 임시 중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키 리졸브'는 북한 도발을 가정해 2주 동안 실시하는 지휘소 연습(CPX)이고 '독수리 연습'은 2달간 실제 병력이 투입되는 야외 기동 훈련입니다. 훈련에는 통상 한국군 20만여명, 미군 1만여명이 참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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