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움직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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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측이 미국의 항공모함을 겨냥하는 군사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측 국방부는 "북한군의 움직임을 한미 정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북측 군대가 일주일 간격으로 해상 타격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지난달 23일에는 서해에서, 그리고 한 주 뒤에는 동해 원산 앞바다에서 훈련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두 미국의 항공모함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고 정부 소식통은 2일 말했습니다.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번 훈련은 한미 군사연습과 핵실험을 함께 임시로 중단하자는 지난달 9일 북측의 제안을 미국 정부가 거부한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붕괴를 언급한 가운데 실시됐습니다.

남측 국방부는 북측의 훈련 내용을 부인하지 않은 채 원칙적 입장을 내놨습니다.

나승용 국방부 공보담당관: 북한의 훈련 하나하나에 대해서 여기에서 우리가 입장이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적절하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단지 우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움직임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정도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주 말 동해 훈련에서 북측은 원산 앞바다의 한 섬을 미국 항공모함으로 가정하고 이 섬을 향해 수중 어뢰를 쏘고 미그기를 동원해 항공폭탄을 투하했다"면서 "인근 레이더 기지도 모두 훈련에 참여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연합뉴스에 말했습니다.

북측의 재래식 무력이 미 항공모함을 상대할 수는 없다는 게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이 같은 훈련을 하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항모를 상대로 한 이 훈련이 군사적으로 효과적이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두 가지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적으로는 한미 연합훈련에 맞대응하는 차원의 성격을 갖고요. 내부적으로는 인민들에게 안심하고 경제 활동을 포함한 일상 생활을 유지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봅니다.

한편, 남측 국방부의 나승용 공보담당관은 러시아가 올해 북한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해 "현재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껏 다른 나라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만약 북한과 러시아의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된다면, 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두 나라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과 각을 세우는 구도를 만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