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부장 한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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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창완취안 국방부장이 3일 한국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의 군사교류 측면에서 또하나의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3일 서울에 도착해 2박3일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한중 양측은 4일 국방장관 회담을 갖고 국방부간 핫라인, 즉 직통전화를 개설해 운용하는 문제를 포함해 양자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지만 군사적 측면의 교류협력은 그간 사실상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중국 국방부장의 한국 방문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11월 한중 FTA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타결한 이후 양측이 이제는 경제관계뿐 아니라 군사관계에 있어서도 실질적 진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전가림 호서대 교수: 한중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에 항상 존재했던 문제 중 하나가 내실화와 구체화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건데요. 중국의 국방부장이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다는 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구체화하는 데 굉장히 큰 의미가 있죠.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다룰 의제와 관련해 남한의 국방부는 "사전에 자세한 설명을 하기는 적절치 않다"면서 구체적 언급은 삼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문제를 포함한 지역안보 현안이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기본적으로는 한중이 함께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오던 핫라인 설치 및 운용 그리고 양국의 군사협력과 교류, 이런 분야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동북아 안보 현황에 대해서도,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죠.

특히 한중 국방부 간 핫라인을 설치하는 시점을 이번 국방장관 회담에서 정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사입니다.

한중 양국은 지난 2007년부터 핫라인 설치 방안을 협의해 왔으며, 2008년 11월에는 해군과 공군의 사단 및 작전사령부급 부대에 직통전화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7월 열린 제4차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양측은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와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관계자는 한중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 방안은 "신뢰구축 차원에서 추진 중인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긴급한 군사현안이 발생할 경우 서너단계를 거치는 게 아니라 양측 국방장관이 바로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가장 실용적인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남한이 국방 핫라인을 설치해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입니다.

이밖에 한중 양측은 이번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군 장교 상호 교류와 군함 등의 상호 방문, 그리고 해상조난 등 비전통안보 측면에서의 협력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중국 국방부장의 한국 방문은 2006년 차오강촨 부장의 방한 이후 9년 만입니다. 이번 방문은 2011년 김관진 전 국방장관의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을 갖고 있으며, 한민구 국방장관의 초청으로 성사됐다고 남측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중국 국방부장이 북한을 찾은 것은 2009년 11월 량광례 부장이 마지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