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소형화 기술 평가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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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6일 북한의 "핵 소형화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하루 전 남측 정부 관계자는 로동 미사일에는 탑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에 대한 평가가 오락가락 하는 셈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민구 장관은 6일 국방부 출입기자단 공동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지난달 9일 북측이 핵탄두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공 모양 물체를 공개한 것만 가지고는 핵탄두 소형화를 이뤘다고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달 9일 당시 국방부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 달 사이 국방부의 북핵 소형화 기술에 대한 평가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에서 "확인할 수 없다"로 바뀐 겁니다.

북핵 소형화 기술에 대한 평가는 부처별로도 차이가 납니다. 하루 전(5일) 남측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북한이 핵탄두를 노동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전역과 일본 대부분이 노동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북측이 노동 미사일을 쏠 것인지 여부는 정치적 결정에 달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남측 정부의 북핵 소형화 기술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말하는 사람과 말하는 시점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셈입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정부 관계자에 따라 북한의 핵 소형화 기술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이것은 달리 말하자면 정확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관계자의 5일 발언이 문제가 되자 통일부는 입장자료를 통해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은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실제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남측 학자들 다수는 북한이 이미 핵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실전배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외교부 산하 연구기관이자 외교관 양성기관인 국립외교원의 외교안보연구소(IFANS)가 지난달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윤덕민 원장은 "탄두 재진입 문제로 시간이 필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외하고는 한반도와 지역을 겨냥한 '스커드', '노동' 그리고 '무수단'으로 무장한 북한의 핵미사일 부대가 실전에 배치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민구 국방장관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달 15일 지시한 '핵탄두 폭발시험'에 대해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한 장관은 "김정은이 지시했고, 북한은 그 지시를 이행하는 절대명령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하 핵실험 시설에서 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두를 폭파하는 시험이나 탄두부의 핵폭발 장치에 핵물질을 넣지 않고 지상에서 기폭시험만 하는 등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다고 한 장관은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