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체제의 실세 중 하나로 꼽히는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차수'로 승진했습니다. 최룡해를 대신해 총정치국장에 임명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언론 매체는 28일 황병서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의 결정이 지난 26일 발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황병서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같은 차수 계급장을 달게 됐습니다.
'차수'는 '원수' 바로 아래 계급입니다. 북한에서 차수 계급인 사람은 김영춘, 김정각, 리용무, 현철해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합니다.
황병서는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직책을 갖고 있으며, 주로 군사 분야를 담당해왔습니다. 지난 15일 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남측 당국에 의해 확인된 바 있으며, 그 날짜를 기준으로 하면 10여일만에 다시 차수로 올라선 것이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째로, 최룡해 실각설입니다. 최룡해가 확인되지 않은 정치적 이유로 실각했고 황병서가 총정치국장 자리에 앉은 것 같다는 겁니다.
둘째로, 최룡해가 당뇨병이 심해져 공식석상에 나오기 힘들어진 것 같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와병 중인 최룡해를 대신해 황병서가 김정은을 군사분야에서 보좌하게 된 것 같다는 겁니다.
셋째로, 김정은 제1비서가 장성택 숙청 이후 최고의 실세로 떠오른 최룡해를 견제하기 위해 황병서를 승진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성급한 판단은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보도에 실각설 또는 와병설 여러 가지 설을 보도하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어떤 설이 유력한지 단정적으로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지금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통일부가 판단을 유보하는 이유는 최룡해가 공식 매체의 보도에서 사라진 지 이제 10여일을 조금 넘겼기 때문입니다.
최룡해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2주년 행사에 즈음해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와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때 모습을 나타낸 이후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 26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최룡해처럼 생긴 인물이 앉아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된 바 있지만, 사진이 작아서 식별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습니다.
65세로 알려진 황병서는 지난해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 활동을 최룡해 다음으로 많이 수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조직지도부 과장 시절부터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후계체제 구축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