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측이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에 대해 처음으로 반응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국면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국면전환을 노리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북측은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반도 정세가 "또 한차례의 고비를 넘겼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담화는 최근 끝난 한미 군사훈련을 북한에 대한 "핵 선제타격 기도"라고 주장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위기도 승리적으로 타개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물론 핵무력 고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이 담화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도 대북 적대시 정책의 다른 표현으로 간주하면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핵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담화의 내용은 지난달 14일 한성렬 외무성 부상이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밝힌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미묘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측이 이제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것은 미국의 '압박과 관여' 정책에 대한 반응이고, 큰 틀에서 향후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간접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봅니다.
다만 북측은 이날 담화에서도 "핵무력 고도화 조치는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혀 긴장의 수위는 일정 정도 유지했습니다.
이에 남측 통일부는 '위기의 4월'은 지났다면서도 북한은 과거에도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한 전례가 있다면서 "정부로서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 그렇다고 해서 당장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뜻은 아니고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등 각종 도발을 그들의 정책적 목적을 위해서 항상 사용해 왔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에 대비하는 태세를 유지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북측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 대변인은 "한국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막아온 것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덕행 대변인은 최근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북한이 의도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북한에 유리한 입장이 조성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이는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핵 포기' 등 "바람직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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