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측이 사흘째 동해에서 무력시위를 지속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북측이 쏜 발사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왜 발사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20일에도 단거리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동해 쪽으로 오전과 오후에 각각 1발씩 쐈습니다.
남측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KN-02 지대지 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를 또 발사했다"면서 "군은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8일 3발, 19일 1발에 이어 이날까지 모두 6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쐈습니다. 발사체는 모두 북동쪽으로 향했고, 남측 영해에 떨어진 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관심사는 북측이 쏜 발사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쐈는지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방부 대변인은 북측이 쏜 발사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단거리 미사일이거나 그와 비슷한 궤적을 가진 대구경 로켓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발사체"라는 표현을 공식 발표시 사용했다는 겁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약간 두루뭉술하게 말씀드리고 있는데 양해해 주십시오. (북측의 발사체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남측 언론은 KN-02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구경 300mm 방사포가 북측이 쏜 발사체 중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우선, 300mm급 로켓과 관련해 김민석 대변인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발 중이거나 일부 개발한 부분이 있다"면서 북측도 현재 "개발 중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쏜 발사체 중에는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북측은 사거리 60km의 240mm 방사포를 실전배치해 둔 상태이며, 사거리 120km 안팎의 300mm급 방사포를 개발 중이라는 보도는 지난해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KN-02 미사일의 경우 남측 국방부도 이번에 북측이 발사한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에도 북측은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를 한 전례가 있습니다.
KN-02는 고체연료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발사 준비 시간이 짧습니다. 그만큼 남측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진다는 뜻입니다. 사거리도 개량형의 경우 160㎞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평택과 오산 등에 있는 미군 기지도 공격 대상이 됩니다.
또한, 단거리 미사일까지 제재 대상인지를 놓고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KN-02는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는 탄도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 같은 특성들 때문에 KN-02 미사일은 군사 기술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적 측면에서도 한국과 미국 등의 신경을 쓰게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두번째 관심사는 북측이 왜 이 시점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쐈느냐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각각 앞두고 북측이 이른바 "저강도 도발"을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자 한다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교수: 긴장 유지를 통해서 북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북한에 두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도 서울에 있는 한 고위급 탈북자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가 참가해 13일부터 이틀간 동해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해상훈련에 북측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지난 3-4월 한미 군사연습 당시에도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군 B52 폭격기가 훈련에 참가하자 북측은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 2기를 동해쪽에 배치하고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이른바 '1호 전투근무태세'에 돌입한 바 있습니다.
또한, 7월 27일 정전협정 60주년을 앞두고 북측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서울에 있는 이 고위급 탈북자는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정전협정 60주년은 북측이 중국과 함께 기념해야 하는 성격의 행사인만큼 중국을 고려해 북측이 도발의 강도를 과도하게 높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올해 당면 과제가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 높이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등 중국의 전략적 지원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얻어내는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핵 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정책을 갖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정치 경제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차원"에서 북한은 더이상의 도발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일 서기국 보도를 통해 단거리 발사체를 쏜 것은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며, 이는 "주권국가의 합법적인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북측이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8일 단거리 발사체를 쏜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청와대의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시험 발사건 무력 시위건 북한은 긴장조성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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