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시진핑에게 김정은 친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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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4일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김정은 제1비서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또한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는 북한측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방문 3일째인 2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를 만난 북한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뜻이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최 총정치국장이 시진핑 주석에게 김정은 제1비서의 친필 서신을 전달하고 "북한은 유관 각국과 공동 노력해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북측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적극 이행하는 등 북한 정권과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입니다.

고영환: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고, 이제 한중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이 있으니, 김정은은 중국을 어느 정도 자기편으로 끌어당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6자회담과 관련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6자회담을 언급했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올해들어 북측 지도부는 핵 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노선을 채택한 바 있기 때문에 핵을 쉽사리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중국이 의장국인 6자회담은 2008년 이후 중단된 상태입니다. 중국 정부는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면서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유관 각국이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와 한반도의 평화 안정 수호, 그리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북한이 전통적인 북•중 우호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서 고위급 교류와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부단히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습니다.

최 총정치국장이 북중간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그의 방중 목적에 김정은 제1비서의 중국 방문이나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타진하는 게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북측은 7월 27일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해 중국과 함께 고위급 교류를 통해 이를 기념하며 이른바 전통적 우호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