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이 북측에 "용기 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습니다. 북측이 최근 남측과의 관계 단절을 시사한 이후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측에 이제는 "용기"를 갖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한 대목이 눈에 띕니다.
박 대통령은 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출범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우리 정부는 남북한의 모든 현안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지만, 북한은 전제 조건만 제시하며 호응해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제 용기 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남북한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측은 지난달 15일 6•15 남북 공동선언 발표 15주년을 맞아 내놓은 '정부 성명'을 통해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5•24 대북제재 조치 철폐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사족을 달았습니다.
이후 북측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소 등을 문제 삼으며 남측과의 관계 단절과 무력 도발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주문했습니다. 민주평통 출범회의 대회에서 박 대통령은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강한 힘과 용기있는 결단으로 지켜진다"면서 "기존의 남북간 합의서들은 하나같이 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의 두려움이 사라졌던 시기는 한순간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태세를 강조하면서도 남측 정부는 지속적으로 북측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화요일에도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식으로든, 어떤 의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당국간 대화가 일단 성사되면 그 자리에서 5.24 대북제재의 해제 등 북측이 원하는 의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제17기 민주평통 출범회의에서는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 1만9천947명 가운데 1만2천여명이 참석했으며, 특히 지난달 30일에 열린 탈북자 합동결혼식에서 짝을 맺은 신랑신부 80쌍이 초대됐습니다.
민주평통은 헌법에 설치근거가 규정되어 있는 헌법기관으로, 대통령에게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 수립과 관련해 자문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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