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 분단으로 끊어진 경원선 철도가 70년 만에 남측 구간부터 복원됩니다. 한국 정부는 5일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역에서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 공사의 첫 삽을 뜬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측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1.7km 구간의 경원선을 복원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5일 백마고지역에서 월정리역까지 9.3km 구간에 대한 공사를 시작합니다.
서울과 북측의 원산을 잇는 경원선의 남측 구간을 복원하기 위한 첫 삽을 뜨는 겁니다.
2단계 공사는 월정리역에서 군사분계선까지 2.4km 구간에서 이뤄질 예정이지만, 비무장지대(DMZ) 내에 있기 때문에 북한과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냉랭한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경원선 북측 구간을 복원할 시점은 요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애초 경원선 복원 사업은 통일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과정에서 추진됐습니다.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이 교류와 협력 사업을 확대해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7월 1일 민주평통일자문회의 제17기 출범식): 곧 있을 경원선 복원사업 착공을 계기로 남북 주민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위한 노력을 더욱 확대하고 역사 발굴 사업과 스포츠 교류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경원선 복원은 분단된 한반도를 연결한다는 의미에 덧붙여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와 한반도 평화 통일의 기반을 닦겠다는 이른바 '유라시아 구상'의 준비 차원이라고 남측 정부는 설명합니다.
경원선은 북측 원산에서 나진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연결됩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7월 10일 YTN 회견): 결국 나머지 구간은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북한 구간만 연결된다면 사실 2002년에 저희 대통령께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연설한 게 있었습니다마는 부산에서 북한을 통과해서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서 궁극적으로는 유럽을 거쳐서 런던까지 가는 그런 유라시아 열차, 이런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경원선 복원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남측 구간만 복원하는 기공식을 하는 건 "국내 정치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북한이 동의하지 않고 호응하지 않는 복원 행사는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이미 경의선과 동해선으로 남북을 연결했지만 현재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남측은 2003년에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을, 그리고 2006년에는 강원도 양양과 함경남도 안변을 잇는 동해선을 복구해 남북 철도망을 이었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현재는 둘 다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7까지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이지만,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 북측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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