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포격 도발에 남 대응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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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군이 20일 서부전선에서 남쪽으로 두 차례 포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남한군은 북측에 포탄 수십발로 대응사격했습니다. 이로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태 발생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지뢰 도발에 이어 이번엔 남쪽으로 포격을 가해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측 군 당국은 북한군이 서부전선에서 20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으로 화력 도발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심리전 방송 장비인 확성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지만 북측의 의도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의 이번 포격 도발은 목함지뢰 사건이 터진 지 16일만에 발생했습니다. 또한 한미 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진행되는 도중에 북측이 도발을 감행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인포그래픽 - 연합뉴스 제공)
(인포그래픽 - 연합뉴스 제공)

남측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으로 포탄을 발사했으며, 3시 53분에 발사한 고사포탄은 야산 쪽으로 떨어져 확인할 수 없었고, 4시 12분에 발사한 76.2㎜ 추정 직사화기 포탄은 군사분계선 남쪽 700m 비무장지대에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 시간여 뒤 남측 군은 DMZ 북측 지역을 향해 155㎜ 자주포탄 수십여발을 대응 사격했습니다. 도발 원점을 타격한 것은 아닙니다. 북측이 사용한 직사화기의 특성상 도발원점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남측 군 당국은 밝혔습니다.

2010년 북측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측 군 당국은 북한군이 다시 도발할 경우 현장에서 즉각 도발 원점을 타격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습니다.

북한군은 이날 남측의 대응 포사격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북측의 포격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NSC 상임위를 직접 주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하고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동시에 주민의 안전과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측은 이날 포격 도발 이후 군사적 행동은 지속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김양건 대남비서 명의의 서한을 남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내고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규정하며 이를 중단하는 '실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 군도 별도의 전통문을 남측 군에 보내 오는 22일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며 군사적 행동을 위협했습니다. 날짜를 못박은 것이어서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처럼 강경 일변도를 취하면서도 북측은 김 비서 명의의 서한에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남측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이런 태도를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평가절하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대북 확성기 방송도 그대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측의 추가 도발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남측 군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전군 최고 수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하규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추가 도발시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만반의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측 군 관계자는 "이번 북측의 도발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의 포격이 발생한 경기도 연천과 파주 등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최근 들어 남북 접경지역에서는 최고조의 긴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국방부는 지난 4일 남측 장병 두 명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크게 다쳤으며 그 원인은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때문이라고 10일 발표하고, 이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북측은 남측의 확성기를 타격하는 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