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군의 판단을 믿는다”

앵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군의 판단을 믿는다"며 "북한의 도발에 선조치 후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북한군은 '준전시상태'에 돌입했습니다. 미사일 도발 징후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전투복 차림으로 3군사령부를 방문해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습니다. "북한의 어떤 추가 도발에도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도 말했습니다.

이날 박 대통령의 3군사령부 방문은 북측이 '준전시상태'에 돌입하고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3군 사령부는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이 감행된 서부전선에서 남측 군의 지휘를 총괄하는 곳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서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즉각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 바라고, 또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선조치 후보고하기를 바랍니다. 평소에도 여러 차례 얘기했듯이 대통령은 군의 판단을 신뢰합니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의 대응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합작전체제 가동에 착수한 겁니다.

이에 따라 남한의 최윤희 합참의장과 미국의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실시간으로 한반도 상황을 공유하며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은 이번 포격 도발을 통해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남측은 21일에도 방송을 계속했습니다.

북측 군은 20일 서부전선 포격 도발 직후인 오후 5시께 남측 군에 전통문을 보내 남측이 '48시간' 안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1일 오전 전군 작전지휘관 회의를 주관하고 "북한이 22일 오후 5시 이후 어떤 방식으로든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효과적으로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후에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저는 국방을 책임진 장관으로서 우리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지켜내고 이번에야말로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내겠습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남측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무모한 경거망동"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고, 북측이 도발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며, 이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이미 최전방 지역에서 "군사행동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어 22일 실제로 도발을 감행할 것인지가 주목됩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20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21일 오후 5시를 기해 전방지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인들에게 '완전무장'을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북측은 후방에 있던 화력 부대를 전방으로 이동배치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남측 국방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게다가 미사일 발사 조짐도 감지됐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북 정보 소식통은 "북한이 원산 인근에서는 스커드 미사일을, 평북지역에서는 노동 미사일을 각각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남북 접경지역에서는 최고조의 긴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국방부는 지난 4일 남측 장병 두 명이 비무장지대 내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크게 다쳤으며 그 원인은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때문이라고 10일 발표하고, 이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북측은 남측의 확성기 방송을 문제 삼으며 군사적 대응을 경고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