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청와대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이틀 앞두고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월 2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핵심 의제 중 하나는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이 될 것이라고 한국의 청와대가 31일 밝혔습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박 대통령이 2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취임 후 세 번째이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6번째입니다.
주철기 수석은 "양국 정상은 한중관계 전반과 한반도 및 지역정세 등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담은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 계기에 개최되는 만큼 중국의 전후 70주년, 한국의 광복 70주년 및 분단 70년의 역사적 시점과 의미에 부합되도록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소중한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같은 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총리와 면담을 갖고 한중관계 발전 방안 등 양국의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할 예정입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이어 박 대통령은 3일 오전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 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합니다.
애초에는 전승절 행사의 핵심인 열병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인지를 놓고 남한 정부는 결정을 미룬 상태였습니다. 미국을 포함해 서방 국가의 정상 대부분이 불참하는데다 중국이 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지원한 적대국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20일): (열병식 참석에 대한) 제반 사항을 파악하면서 검토 중이고, 앞으로 적당한 때에 (결과를) 알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7일 뒤 청와대는 '참관' 입장을 발표합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27일):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길 바라고 중국에서 있었던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의미에서 열병식을 포함한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승절 행사는 중국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진행되며, 박 대통령은 중국 인민해방군 등이 진행하는 열병식을 시 주석의 "바로 옆 자리"에서 참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의 전승절 70주년 행사와 1950년 중국이 참전한 6.25 한국전쟁은 역사적 맥락이 다르다는 게 열병식 참관을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열병식 참관 결정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여를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합니다.
주철기 수석도 박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 의미와 관련해 "중국과의 우호협력 증진 필요성과 함께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전, 평화 통일에 대한 중국의 기여와 역할을 기대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오후 상하이로 이동한 뒤 4일 오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합니다. 박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동포 간담회와 한중 경제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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