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군 전략폭격기 2대가 13일 한반도에 출동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는 "모든 수단으로 북한을 압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제5차 핵실험 나흘만에 미국이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1B '랜서' 2대를 남한 상공에 투입했습니다. 한미연합의 대북 무력시위 차원으로 해석됐습니다.
최대 속도로 비행하면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평양 상공까지 2시간 만에 올 수 있다는 B-1B '랜서' 2대는 이날 경기도 오산 상공을 저공 비행한 후 남측 영공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1B는 미국이 보유한 전략폭격기 중 속도가 가장 빠를 뿐 아니라 기체 내외부에 최대 60여 톤의 폭탄을 실을 수 있어 유사시 김정은의 은닉장소 등 평양 주요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미국 전략폭격기의 오산기지 상공 비행 직후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현장에서 한국의 이순진 합참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핵실험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 오늘의 (전략폭격기 비행) 시범은 모든 범주에 걸친 한미동맹의 군사력 가운데 한 가지 사례일뿐입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또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불변의 의지를 갖추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계적 작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에 이은 한미 양측의 과거 대응 사례를 볼 때 미국의 전략 무기가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한미 양측은 다음 달 중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한 가운데 서해와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항모강습단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북한은 핵개발을 진척시킬수록 정권 자멸의 시간이 앞당겨진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순진 합참의장: 북한이 만약에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체제가 뿌리째 흔들리도록 강력하게 응징할 것입니다.
한편,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들도 이날 서울에서 만나 "모든 수단으로 북한을 압박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한국의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한 미국의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대해 신속·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조치가 유엔 차원에서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특별대표는 남한 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겁니다.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서도 김 특별대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사드 배치를 포함해 동맹을 더욱 강화하려는 노력"과 "확장억제 제공 노력" 등 "흔들림 없는" 안보 공약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김 특별대표는 "양국 정상뿐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도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홍균 본부장도 핵무장론과 전술핵 배치 주장과 관련해 "한국 정부로서는 비핵화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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