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무기 기술적 수준 향상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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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의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히 발전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국방부도 이와 비슷한 평가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7일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는지가 관심의 초점 중 하나였습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측이 미사일에 소형화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직답은 피하면서도 '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북한이 세 차례의 핵실험을 했고 그 이후에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 북한이 스스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발표할만큼 기술적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남측 국방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탄두중량 1천kg, 직경 90cm 이내로 핵폭탄을 만들 경우, 이를 소형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 무게와 크기의 탄두는 북한의 스커드-B형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으며,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300여km이기 때문에 남측 영토의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한민구 장관은 한미 양국이 최근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재연기하기로 합의한 것도 "북한의 핵무기가 소형화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적 수준이 발전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한 이유가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증대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한민구 장관의 '핵무기 소형화' 가능성 발언도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의 최근 발언과 마찬가지로 사실 여부가 확인된 건 아닙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지, 핵탄두를 탑재했다거나 실제로 이를 실험한 게 확인된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한 장관도 "군은 그렇다고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했다고) 보고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하는 게 군의 임무라는 뜻입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을 연구자들이 주장했지만, 이제는 한국과 미국의 군 고위 당국자가 이를 언급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제46차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현지시간으로 24일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발언의 명확한 의미에 대해 기자들이 확인을 요구하자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핵탄두를 소형화할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며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소형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을 뿐이지, 탑재할 능력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