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외무성 고위급 관료가 미국의 전문가들과 만나기 위해 15일 출국했습니다. 미국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양측의 접촉이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15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최 국장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측 전문가들과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경유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측 관료가 미국측 민간인 전문가들과 접촉하는 것은 지난 8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후 처음입니다. 북측으로선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탐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양측의 '트랙 2' 접촉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트랙 2'는 정부 간 공식 대화가 아니라 민간 차원의 접촉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그간 누차 언급해드린 바와 같이 미북 간 '트랙 2' 대화는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써 미 정부와는 무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트랙 2' 회의는 과거에도 늘 있어온 것으로서 이번 회의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사항은 아닙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측 인사들도 이전부터 유사한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로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조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양일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도 양측은 비공개 대화를 한 바 있으며, 당시 북한에서는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이,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와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 관료와 미국측 전문가 사이의 비공식 대화가 정부간 공식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전무한 상황에서 섣부른 대화를 거론할 시에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할 뿐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자 측 외교 안보 인사들과 그간 활발한 접촉을 통해 강력한 대북제재 압박을 지속해야 할 때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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