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망록, 미국 시험해보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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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측 외무성이 비망록을 내고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외교부는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시험해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외무성이 지난 21일 발표한 6천8백여자 분량의 비망록에는 눈에 띄는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남측 외교부가 22일 평가했습니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핵을 개발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북한이 기존 입장을 장황하게 나열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우리가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전개해 온 대북제재 압박으로 인한 현재의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자인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초조감을 거칠게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선전매체를 통해 미국의 신행정부를 향해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우회 압박을 시도해 온 북측이 이번에는 외무성 비망록이라는 형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에 미국을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조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조 대변인은 "북한은 존재하지도 않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운운하며 핵 개발에 광적으로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일치된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비핵화를 위한 결단을 내리고 이를 지체 없이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준혁 대변인은 또 한국과 미국은 "확고한 북핵 불용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강력한 대북 제재 압박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외에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차기 미국 행정부 측과의 긴밀한 협의와 협력을 통해 이러한 기조를 계속 유지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