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대외 공개활동 하겠다”

0:00 / 0:00

앵커: 지난 8월 한국으로 귀순한 북한의 고위급 외교관 태영호 씨가 조만간 사회활동을 시작할 계획인데요. 태 씨는 "신변 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 공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에 대한 남측 국가정보원의 조사가 오는 23일 종료될 예정입니다.

이제 남한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하게 되는 태 전 공사는 "앞으로는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민족의 소망인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일생을 바칠 것"이라면서 "신변위협을 무릅쓰고라도 대외 공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입국 이후 지난 4개월간 국정원의 조사를 받은 태 전 공사는 19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이철우 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측 당국의 강권 통치와 관련해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는 직위가 올라갈수록 감시가 심해져서 자택 내 도청이 일상화돼 있다"면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된 것도 집에 가서 얘기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엘리트층은 마지못해 충성하는 시늉만 내고 있으며, 주민도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에는 이불을 덮어쓰고 남측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가고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 한 사람만 어떻게 되면 북한 체제는 완전히 무너진다"면서 "정변이 날 경우 엘리트와 측근들이 중국으로 도망가지 않고 한국으로 와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측이 자신을 "자금 횡령 등 범죄를 저지른 자"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도 태 전 공사는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북한에서 그렇게 모략할 줄 알고 귀순 전에 대사관 내 자금 사용 현황을 정산하고 사진까지 촬영해 놨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일부 언론에서 딸이 오지 못했다고 보도했는데 나는 아들만 두 명 있다"면서 "가족과 다 같이 귀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간담회는 국정원 관계자들의 입회하에 3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