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남북 당국간 회담의 결렬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있는 가운데, 남한 정부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내년에도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앞으로도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확고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홍 장관은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입장 아래 대북 통일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북한연구학회가 21일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조성과 대북정책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북측이 지난 11일과 12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이 결렬된 데 따른 책임을 남측에 지속적으로 전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홍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랜 기간 쌓여온 남북간 불신을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과의 신뢰 쌓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일이기에 끈기 있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정부는 내년에도 남북 간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고 이를 기초로 평화통일을 이뤄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북측 언론매체들은 지난 12일 당국 간 회담이 차기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결렬된 이후 거의 매일같이 남측에 회담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며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에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당국회담은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남북관계의 전도가 더욱 암담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남측은 당시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해 상호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해결해나가자는 입장에서 논의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우선 합의해야 한다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설명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측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직후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공식 입장료로만 5억 달러 가량을 벌었습니다. 관광객들이 현지에서 쓴 돈까지 합하면 10억 달러는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남한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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