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격추 ‘전쟁’ 위험 감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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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경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2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장 의지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최종 완성 단계임을 시사하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북핵 개발을 저지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수 성향의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만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이 역내 해상 미사일방어체계를 활용해 이를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럴 경우 북한의 핵개발 진전을 둔화시키고 효과적인 억지력을 보여주는 두가지 성과가 있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군사보복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 미사일 격추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의 말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 미사일 격추가 가능은 하겠지만 전쟁 등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또 미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격추를 시도했지만 이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실제 격추에 나선다면 비밀리에 시도하는 게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도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북한 미사일 격추에 나설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측 인사들의 성향이 '대북 강경파'인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실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이어 만일 미국이 북한 미사일 격추를 시도했는데 이에 실패한다면 최악의 결과(worst possible outcome)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사일 격추 실패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미국의 무능력(inability)을 보여주고 그 결과 북한 김정은 정권을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측의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 내정자는 2일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습니다.

콘웨이 백악관 고문 내정자: 북한이 시애틀(미국 서부 도시)에 도달할 미사일 개발에 1년을 남겨 놓고 있다는데 트럼프 당선자가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2일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문제를 언급한 직후 북핵 문제 해결을 돕지 않는다며 중국을 거듭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측은 3일 중국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하는데 큰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광범위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