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한중 정상 통화에 논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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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과 중국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 한 달 만에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과 중국 간 대화에 대해 미국은 논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e are not going to comment on conversations between ROK and China.)

애덤스 대변인은 한중 정상의 전화통화 같은 양국 간 소통을 환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대북 제재의 수위 등 북핵 해법과 관련해 중국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관련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 대북 제재 수위 등 북핵 문제를 논의했지만 미국 측이 원하는 고강도 대북 제재에 중국은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왕이 부장은 북한에 대한 "제재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노력을 강조했고 5일 중국의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측의 일방적 대북 제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측은 중국과 북한의 특별한 관계를 지적하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대북 영향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4일 워싱턴 DC에서 기자들을 만난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예측 불가능한 젊은이"로 호칭하면서 중국이 그의 행동을 바꾸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커비 대변인: 미국은 중국이 지도력과 대북 영향력을 발휘해 매우 예측하기 힘든 젊은이의 행동을 바꾸려고 시도하길 바랍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5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강력한 대북제재와 관련된 중국 측의 협조를 요구했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야 말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결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에 대한 다양한 수단을 가진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가 이날 밝힌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시 주석은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도, 전쟁이나 혼란이 일어나서도 안된다"면서 "관련 당사국이 대화와 협상이라는 정확한 방향을 견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관련 당사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계속 지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미중 양국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변수가 더해졌고, 거기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까지 겹쳐 결의안 논의의 동력이 상실됐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