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조만간 한·미·중 3자대화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미국 국무부는 이 사안에 대해 한국 측에 문의하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애나 리치-앨런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14일 한국 윤병세 장관의 한미중 3자대화 관련 언급에 대해 "한국 측에 문의하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한미중 3자대화에 동의하는지, 만일 3자대화가 열리면 최근 중국 측이 제안한 한반도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 문제를 논의할 것인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리치-앨런 대변인은 미국이 한국, 중국 측과 북한 사안을 논의하는 데 반대하지 않으며 "윤 장관의 발언은 그의 추정(speculation)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평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 "한미중 3자대화도 머지않은 장래에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자, 4자는 물론, 5자 협의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보인 것을 주목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왕이 외교부장은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지난 1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중러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은 6자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안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다음 단계로 이 구상에 대한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며 각국의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지난 9일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중국 측이 아직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 사안과 관련해 실제적이고 진지한 공식 안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 특별대표의 지적은 중국이 구체적인 협상 방안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인데 미국 측이 협상 재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명확한 신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양측은 당장은 대북 대화보다는 제재에 집중할 때라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말입니다.
김홍균 본부장: 무엇보다도 철저한 (대북)제재 이행에 집중해야 하며 (북한과) 대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데 (미국 측과)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주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북한 비핵화가 제1의 우선순위"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종결을 계기로 중국 측이 본격적으로 나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추진' 사안을 매개로 북핵 협상 국면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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