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 도발 묵과 않고 통보 없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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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며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사전 통보 없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임을 재차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외국 기자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전 미국의 대북 독자행동 가능성을 거듭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즉 인터넷 단문 사회연결망(SNS)을 통해 북한이 문제를 야기하려고 하는데 중국이 돕는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 도움 없이 미국이 독자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North Korea is looking for trouble. If China decides to help, that would be great. If not, we will solve the problem without them.)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만일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중 간 무역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중국 측에 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오는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는 등 도발 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1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과 관련해 그가 특정 행동에 대해 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 측에 분명히 통보(put on notice)했지만 미국의 향후 조치를 미리 알리지는(telegraph)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파이서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북한의 행동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이 가장 원치 않는 상황은 북한이 미국 해안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위터 발언은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별다른 합의가 없었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이전에도 중국이 도와주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의 말입니다.

고스 국장
: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의 제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북핵 해법과 관련해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핵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하는 것은 뾰족한 북핵 대응 해법이 없는 현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일본과 유럽 기자들을 대거 평양에 초청해 오는15일 김일성 생일 행사 등을 선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외국 기자들을 초청한 상황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놨지만 언론인 초청과 도발은 별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외국 기자들을 초청한 상황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적이 있고 또 무엇인가 국제사회에 보여줄 새로운 무기나 특별히 전달할 메시지가 있어서 이들을 초청했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