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차기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8일 정례기자설명회에 나선 미국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현재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개발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와 효과적으로 협력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북한도 이로 인해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니스트 대변인: 아직은 북한 정권에 원했던 만큼의 영향은 주지 못하고 있지만 북한이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습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도발적인 언행을 중단하면 대북 압박은 경감될 수 있다면서 미국은 이렇게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이를 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측도 이날 트럼프 후보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대선 후보자의 언급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고만 밝혔습니다.
앞서 17일 트럼프 후보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북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후보: 그(김정은 위원장)와 대화할 뜻이 있고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에 큰 압력을 가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간 그는 김 위원장을 '미치광이'라고 비판하면서 강력한 대북대응을 촉구했던 바 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은 18일 트럼프 후보가 김 위원장과의 구체적인 대화 형식은 밝히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면담이 성사되면 미북 관계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도 이날 트럼프 후보와 김 위원장의 만남은 미국 대북정책의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는 전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18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트럼프 후보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중국은 미북 간 직접 대화와 소통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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