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웜비어 사망 두려워 석방…대화 계기 될수도”

0:00 / 0:00

앵커: 북한이 1년 반 가량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전격 석방하자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박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석방된 웜비어 씨가 1년 이상 혼수상태로 있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이번 웜비어 씨의 석방에는 북한 측이 더 이상 그를 억류해 얻어낼 양보가 없다는 판단, 또 그가 북한에서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리처드 부시 박사: 그가 오랫동안 혼수 상태에 있었지만 최근 사망할 기미가 보였을 수 있습니다. 북한 내에서 그가 사망하길 원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부시 박사는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웜비어 씨를 석방했다는 시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포기 문제를 협상하길 원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북한은 그런 협상을 할 의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부시 박사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미국 농구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13일 방북이 어떤 식으로든 웜비어 씨 석방과 연관이 있을 순 있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의도와 상관 없이 웜비어 씨의 석방을 미북 간 대화가 시작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칼린 전 분석관은 설사 북한 측이 그의 북한 내 사망이 두려워 석방했다해도 이를 핵과 미사일 문제 등 더 중요한 문제에 진전을 이룰 계기로 만드는 것이 외교관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미국의 고든 창 변호사는 이날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로드먼의 방북과 웜비어 씨의 석방은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없으며 이를 통해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를 하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방송에 출연한 발비나 황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북한이 웜비어 씨의 석방을 계기로 미국과 대화를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대화의 주제는 미국이 원하는 핵과 미사일 포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양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