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북한 비핵화에 실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대북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과 일본 6자회담 수석대표와 만난 한국 외교부의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 오후 3자회동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는 비핵화에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데 한미일 3국 대표가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비핵화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고 대화를 해서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을 경우 향후 대화가 더 어려워진다는 게 조 본부장의 설명입니다.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 본부장은 이날 3자회동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련된 원칙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기준과 관련해 "지난해 미북 간 '2.29합의' 때보다는 더 강한 의무가 부과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이행되진 않았지만 '2.29합의' 당시 북한은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을 비롯해 미사일 발사시험과 핵실험을 잠정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 감시단의 방북을 허용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도 최근 잇따른 북한의 대화의사 피력과 관련해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이지 않을 경우 대화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9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도 미국의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미국은 오래 전부터 (대북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는 점을 밝혀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등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신뢰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합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치 않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또 이날 열린 3자회동의 목적은 한미일 3국이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전날 미국 측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의 조태용 본부장과 일본의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각각 만나 생산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국을 방문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 등을 만나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풀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제1부상은 북한은 관련 당사국과 대화를 희망한다면서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떠한 형식의 회담에도 참가해,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김 제1부상은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측 조태용 본부장은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가 한반도 뿐 아니라 외부세계의 비핵화를 광범위하게 의미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 식이라면 북한과의 비핵화 논의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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