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신선호 유엔 대사 발언에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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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신선호 북한 대사의 발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새롭게 반응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비핵화를 위한 행동을 취하고 도발을 중단할 부담(onus)은 여전히 북한 측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주둔중인 유엔군사령부의 철수 이유를 발표하고 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2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주둔중인 유엔군사령부의 철수 이유를 발표하고 있다. (RFA PHOTO/정보라)



미국 국무부 관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신선호 대사의 주장과 관련해 미국이 새로운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고 싶다면 앞서 수차례 밝혔듯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먼저 내보이란 것입니다.

이 관리는 북한이 6자회담 9.19공동성명을 비롯해 여러 차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이 이 같은 약속과 국제의무를 준수하게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하고 도발을 삼갈 부담은 북한 측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The onus is on North Korea to take meaningful actions toward denuclearization and refrain from provocations.)

이 관리는 미국은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원한다면서 이 대화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한 9.19공동성명의 이행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국무부의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21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아직 정확히 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에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며 앞으로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북한이 주장한 대북제재 중단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대북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른바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때문에 언제든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신 대사의 언급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도 북한 측은 이런 주장을 했다며 별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도 이번 신 대사의 발언으로 미국 측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있을 것으론 내다보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선호 대사가 이날 북한이 논의할 수 있다는 이른바 '한반도 비핵화'란 의미에 북한 뿐 아니라 한국의 비핵화, 즉 미군에 의한 대북 핵위협 상황 해소도 포함된다고 명확히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미국이 한국 측에 제공하는 핵우산까지 제거하는 것이 '한반도의 비핵화'란 게 북한 측 주장이라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신 대사가 이와 더불어 미국의 핵위협 등 대북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태로 미국과 평화체제 관련 협정을 맺고 대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의도 때문으로 풀이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의 말입니다.

켄 고스 국장: 북한은 핵프로그램과 관련한 주요 양보(major concession) 없이 어떻게든 미국과 대화(engage)하기 위해 몸부림치고(squirm)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문제는 정권 내부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당성과도 연계돼 있는 만큼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양보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는 게 고스 국장의 설명입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21일 중국의 양제츠 국무위원 등을 만나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대화도 북한은 환영한다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희망하고 있으며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