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한국 측이 제안한 군사당국 회담에 대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회담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 래리 닉시 박사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앞으로 남북 군사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이 회담을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서해 NLL, 즉 북방한계선 문제 등을 논의하는 선전장으로 활용하려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닉시 박사는 회담을 통해 북한은 확성기를 이용한 상호 비방 중단과 대북 전단지 살포 금지 등 실리를 챙기면서 한국 문재인 정부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동국대학교의 고유환 교수도 이날 AP통신에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 훈련이 재개되는 8월 경까지 상황 전개를 더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박형중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핵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역내 정치, 안보지형에 변화를 주길 원하며 이를 위해 더 높은 한반도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남북 대화를 원하는 측은 긴장 수위를 낮추려는 한국 정부이지 북한 당국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취임 초 문재인 정부에 나쁜 행동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북한은 마치 미국 부시 행정부가 끝나고 오바마 행정부 초기 상황과 마찬가지로 보수 정권 이후 한국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도 나쁘게 행동하려는 것(act badly)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대북 대화에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정부를 길들이려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닉시 박사는 여전히 미국 일각에서는 과거 한국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려는 문재인 정부가 많은 대북 지원과 양보를 하고서도 북한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향후 대북 행보와 정책도 미국의 주시 대상이란 게 그의 지적입니다. (Most American officials and experts appear to be adopting a "wait and see" approach regarding the future substance of Moon's policy.)
한편 북한 당국은 앞서 20일자 노동신문에서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공공연히 적대시하고 대결할 기도를 드러내면서 '관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여론 기만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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