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과 대면 접촉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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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간 북한과의 대화를 주창해 온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거듭 미북 양자 간 대면 접촉을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31일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가 올 봄 북한 관리들과 만난 후 최근 미북 양자대화를 촉구한 건 우연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은 이날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아인혼 전 특보가 자신과 함께 지난 5월 몽골에서 북한 관리들과 만났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간 대북협상 재개를 지속적으로 주창해 온 위트 전 담당관은 이날도 북한 측과의 대면 대화(face to face talks)의 필요성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 (대면 대화를 하면) 조선중앙통신(KCNA) 등 북한 관련 공개 문건에선 입수할 수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면 접촉을 하면 접촉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관도 1993년 5월 뉴욕에서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 관리들과 만났던 일을 회상하면서 위트 전 담당관의 주장을 옹호했습니다.

그는 우선 당시 미국 대표단은 대부분 북한 사람을 처음 만나고 또 부정적인 대북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고위 미국 관리가 당시 북한 대표단을 이끌던 강석주의 첫 제안 설명을 듣고는 "북한 측의 주장에 일리(point)가 있는데..."라고 나지막하게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칼린 전 분석관의 말은 북한 측과 만나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그들과 마주 앉자 북한 측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 그들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쉬워지고 또 양측이 공감대(common ground)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오바마 행정부 1기의 대북제재 정책을 주도했던 아인혼 전 국무부 특보는 이달 초 기고문을 통해 '전략적 인내'로 대변되는 현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면서 북한과의 탐색적 양자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