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혼란상 미북관계에 영향 없어”

0:00 / 0:00

앵커: 최근 한국 국내 정치의 혼란상과 미북 간 관계개선은 별다른 상관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한국 국내 정치 관련 혼란상으로 박근혜 정부의 외교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초강경 대북정책 기조를 고수하던 박근혜 정부가 약화되면서 미국이 운신의 폭을 넓혀 북한 측과 대화나 협상에 나서기가 과거보다 수월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없고 차기 대통령으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도 미국은 당분간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고스 국장: 클린턴 정부가 들어선다면 집권 초기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모색하기보단 일단 더 강한 제재와 압박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봅니다.

고스 국장은 한국 박근혜 정부의 약화로 진보 세력이 득세하거나 차기에 진보 정권이 한국에 들어설 경우 오히려 대북정책과 관련해 진보 성향의 한국과 보수적인 미국이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대북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려는 미국과 남북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진보 성향의 새 한국 정부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기술 수준이 높아질수록 미국이 결국 북한과 핵동결을 1차 목표로 하는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최고 정보수장인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 핵능력의 제한(cap)을 언급하고 지난달 말레이시아 미북 민간접촉에서 북핵 동결 문제가 논의된 상황 등은 그러한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현 박근혜 정권의 상황이 어떻든 또 차기에 어떤 성향의 정권이 한국에 들어서든 미국이 한국을 도외시한 채 북한과 협상에 나서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시걸 박사: 한국의 지지 없이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까지 3국이 함께 움직이길 원합니다.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가장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동맹국 한국의 입장을 무시할 순 없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지난 1일 한국 내 정치 혼란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한국 국내 정치 문제는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한미 양국 간 동맹관계는 여전히 강력하고 견고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