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억류했던 미국인을 석방한 것은 '작은 제스처(small gesture)'라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여야 대북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 측에 핵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10일 말했습니다.
APEC, 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 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스트랄리아(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국인 석방을 '작은 제스처'로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억류 미국인 석방 과정에서 북한 측과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보였냐는 질문에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핵능력 개발 등 미국의 보다 광범위한 우려사안에 대해서는 북한 측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미국인 억류 문제가 해결됐지만 여전히 큰 문제가 남아있다면서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을 때 미국도 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클래퍼 국장의 방북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새로운 통찰(insight)을 갖는 계기가 됐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No)고 답했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도 9일 기자들과 만나 클래퍼 국장의 방북 목적은 오직 억류 미국인 석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북한 측과 외교적 대화를 하려는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보기관의 수장인 클래퍼 국장을 북한에 보낸 것이라면서 억류 미국인 석방으로 대북제재 해제나 미북 간 대화 등 보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 측에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리는 클래퍼 국장이 만 하루 정도 북한에 머물렀고 김정은 제1비서와는 만나지 않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북한 측이 약 2주전에 각료급 고위 인사를 파견할 경우 억류 미국인을 석방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내부 검토를 걸쳐 클래퍼 국장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 관리는 9일 CNN 방송에 클래퍼 국장은 북한 측이 억류 미국인을 석방할 것이란 확신이 없이 방북에 나섰으며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몇 달 간의 조정 과정에 중국이 협조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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