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반 총장 방북 여전히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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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과 관련된 수많은 억측이 나도는 가운데 유엔 측은 다음 주 방북 일정은 없지만 반 총장의 방북 문제가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뉴욕 유엔본부의 스테판 듀자릭 대변인은 18일 정오 정례 기자설명회에 나서 지난 48시간 동안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해 수많은 추정들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다음 주 반 총장은 북한을 방문하지 않고 여전히 방북 문제를 (북한 측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듀자릭 대변인: 유엔 대변인인 저나, 제 동료, 또 반기문 총장 자신이 직접 북한 방문을 발표하지 않는 한 이와 관련된 모든 보도는 순전히 추측(speculation)일 뿐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러면서 그는 반 총장이 북한 방문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한반도 관련 대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그간 수없이 밝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17일 중국의 신화통신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측을 인용해 반 총장이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평양을 방문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유엔 대변인실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보도를 수 시간 만에 바로 부인했습니다.

듀자릭 대변인은 18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반 총장의 다음 주 소재지까지 상세히 밝혔습니다.

22일 말레이시아에서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반 총장이 23일 미국 뉴욕으로 돌아오고 26일에는 다시 몰타행에 나서며 28일엔 그곳에서 곧바로 프랑스로 떠난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측은 반 총장 방북과 관련한 논란이 지속되고 그가 방북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에 나선 리흥식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반 총장의 방북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여유를 보였습니다.

리흥식 대사: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성원국을 만약 방문한다면, 성원국을 방문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고, 그건 그때 가서...

그러면서 만일 반 총장의 평양 방문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상황을 개선하고 유엔과 북한 간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도움과 지원이 돼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리흥식 대사: 유엔이 조선반도 정세에 해 되는 일이 아니라 좋은 일을 많이 해야 된다는 걸 기자 선생들한테 이 앞에서 내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남북관계 개선과 미북 평화협정 등 한반도 평화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를 들어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반 총장의 방북 일정이 쉽게 잡히지 않는 데 대해서는 반 총장의 방북을 체제 선전에 이용하려는 북한 측과 핵과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거론할 수밖에 없는 반 총장의 입장이 엇갈린 데 그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 총장이 방북하면 어떤 장소를 방문하고 누구와 만나 어떤 사안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이야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율이 덜 된 것이 아니냐는 추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