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내년에 출범하는 한국의 차기 행정부가 대북 대화에 적극성을 보인다 해도 북핵 협상에 대한 미국의 기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19일 워싱턴 DC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미중관계 관련 토론회에서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의 대북접근 양상이 다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한국의 차기 정부는 현 이명박 정부보다 대북대화에 보다 더 적극적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협상과 관련한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베이더 전 보좌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삼갈 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shut down)하고 이에 대한 사찰을 수용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북한과의 협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중단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대북 유인책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함께 나온 앨런 롬버그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 부국장도 미국과 중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에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것과 맞물려 수개월 안에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위한 탐색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롬버그 전 부국장도 미국의 대북 협상 조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대북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한국 차기 정부와의 일부 마찰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롬버그 전 부국장: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대화(engagement) 조건(terms)이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차기 한국 정부는 대북대화(engagement)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한국 측의 입장은 미국과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한편 이날 함께 토론회에 나온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박사는 북한의 도발이나 내부 혼란 가능성은 미중 새 지도부 간 협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두 나라의 대북정책 협의는 북한의 향후 행보에 따라 그 적극성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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