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설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이 남북 당국 간 회담에도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유화 공세의 배경에는 김양건 대남비서의 역할이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김양건 대남비서가 최근 건강이 악화된 강석주 국제비서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8.25 남북합의 이후 북한이 남북 민간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고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에 동의한 점, 또 남북 당국 간 회담에 나설 뜻을 밝힌 데에는 김양건 비서의 역할이 있다는 게 정 실장의 분석입니다.
정성장 실장: 최근의 북한의 대외, 대남 정책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과거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데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정 실장은 최근 쿠바 대표단이 방북했을 때 강석주 비서 대신 김양건 비서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배석하는 등 비교적 실용적이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양건 비서가 북한의 대남 정책 뿐 아니라 대외 정책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실장: 김정은 제1비서가 대외관계, 외교에 대해서는 사실 경험이 부족한 인물이기 때문에 누가 김정은에게 자문과 조언을 하느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 실장은 북한이 최근 반기문 총장의 방북에 동의하고 남북 당국 간 회담에 응할 뜻을 밝힌 배경은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 등에 대응해 북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이러한 유화적 대외 기조는 내년 5월 북한이 36년 만에 개최하기로 한 제7차 당 대회 이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입니다.
북한 당국이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관련 자금 확보와 함께 긴장이 완화된 대외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란 게 정 실장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외 유화기조의 배경이나 혹은 향후 추가도발 가능성 등 그 속내는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한국학 연구소 부소장의 말입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 북한 내 다른 견해를 가진 관리나 기관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김양건과 관련한 정성장 박사의 견해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그 진정성이 전제가 될 때 북한과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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