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대북 군사공격 시기상조…외교해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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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도발 움직임에 대해 미국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 군사공격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994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 당시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했던 페리 전 장관은 14일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북 군사공격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 대북 군사행동은 너무 위험하고 여전히 외교적 해법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봅니다. 대북 군사행동 대안을 완전히 배제해선 안되겠지만 아직까진 시기상조입니다.

페리 전 장관은 특히 중국이 최근 과거와 달리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힘을 합해 강력한 유인책(incentive)과 더불어 엄청난 불이익(disincentive)을 주는 방법으로 일단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결코 원치 않는 중국과 이번엔 제대로 협력해 강력한 외교적 대북 압박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사악(evil)하지만 먼저 군사공격에 나서 자살 행위를 할 미친(crazy) 정권은 아니라면서 사소한 북한과의 군사충돌이 핵전쟁으로 확전되는 상황이 정말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특히 중국이 한반도의 전쟁을 적극 반대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중국 측 입장을 이용해 중국의 강력한 대북압박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언제라도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며 "전쟁이 벌어지면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며 "북핵문제 해결은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AP 통신은 14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약 2개월의 재검토 과정을 거쳐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을 골자로 한 대북 전략을 수립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이런 전략에 따라 중국과 협력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는 게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을 맞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며 만반의 대비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4일부터 시작된 부활절 연휴 기간 플로리다 휴양시설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관련 발언을 자제하면서 북한의 동향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