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군 열병식 참관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청와대는 26일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의 핵심 일정인 군사 열병식도 참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한국 측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의 카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행사 참석은 각국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면서 "미국은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Participation in these events is the sovereign decision of each country. We respect the Republic of Korea's decision.)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오는 9월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는 박 대통령은 2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3일 오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군사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와 북한군의 참여 가능성 등 때문에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를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나단 폴락 박사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이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폴락 박사: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군 열병식 참관이 한미 동맹관계를 격하(degrade)시키는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과 중국 관계의 현주소(reality)를 반영한다고 봅니다.
폴락 박사는 일각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에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 정부가 그의 중국 방문을 반대한다는 억측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은 미국에도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지난주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군 열병식에 참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리비어 전 차관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중국의 열병식 참석 사안과는 확실히 구분해야 합니다.
북한군을 도와 한국전에 참전했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에 한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본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군 열병식 참관 결정을 '한국의 중국 경도론' 전파에 이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은 실제 이번 결정으로 한국의 중국 중시 자세가 한층 부각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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