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한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에 관한 토론회(Off Ramps to War: Paths to Building Peace with North Korea)에서 미국은 한국이 요청하고 원할 경우에만 한국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 현 정부는 사드 배치를 원하는지 아닌지 입장이 모호하지만, 반대 입장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미국은 미련 없이 사드를 철수해야 합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 퀘이커 봉사위원회(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e:AFSC) 등이 개최한 행사에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그러면서 만일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줄 수 있느냐고 한국 정부 관리나 국민이 질문한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리 전 장관: 사드가 요격 시험에서도 약간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제대로 작동을 하더라도 교란용 미사일(decoy)을 포함한 북한의 공격에는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약간의 저지는 할 수 있겠지만요.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교란용 미사일 보유 현황은 알지 못하지만 쉽게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대북 핵 협상에 있어 중국을 압박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동반자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 미국, 한국, 일본은 대북 경제지원 등 대북 협상을 위한 '당근'은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당근'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가진 유일한 '채찍'은 '전쟁' 밖에 없고, 무모하게 전쟁을 불사할 생각도 없다고 페리 전 장관은 말했습니다. 북한의 최우선 목표는 정권유지 즉 국가안보이고 이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라며 북한에 식량과 연료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이 유일하게 '채찍'을 갖고 있다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대해 중국과 협력 하에 '당근'과 '채찍'을 포함한 실현 가능한 외교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북핵으로 인한 위험 수위를 낮추고 북한이 다른 나라를 위협하지 않고도 국제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핵 동결 등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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