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화성-14형은 화성-12형에 2단계 미사일을 장착한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미사일과학자가 진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참여과학자연대'의 데이빗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 박사는 미국 태평양사령부 등이 발표한 비행시간 37분과 비행거리 950킬로미터가 정확하다면 북한이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분명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올브라이트 박사: 5천 500킬로미터 이하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라는 주장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컴퓨터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정상 각도로 발사된다면 최대 비행거리 6천 700킬로미터입니다. 알라스카 전역과 하와이 제도의 일부 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와이의 큰 섬들이나 알라스카 이남의 48개주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태평양사령부의 초기 발표가 바뀌지 않는다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예상보다 빨리 진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러면서 화성-14형은 지난 5월 화성-12형의 파생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올브라이트 박사: 화성-12형에 2단계 추진체를 장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은 최대 비행거리를 날았다고 봅니다. 비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3단계 추진체를 장착하려면 추가 요소가 필요합니다. 북한이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언젠가 가능한 일이긴 합니다.
북한이 화성-14형보다 비행거리가 긴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엔진출력과 미사일 길이를 늘려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올브라이트 박사는 그러나 북한이 앞서 주장한 것처럼 고체연료를 사용한 미사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했다면 하얀 연기가 분출되는데 북한이 이번에 발표한 동영상에서는 파란색 연기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어 액체연료 미사일로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독일 ST Analytics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Markus Schiller) 박사는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하고 6천 700킬로미터를 비행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성-14형이 핵탄두 1톤 가량이 아니라 중량이 거의 없는 물체를 싣고 비행했다면 실제 핵탄두 1톤 가량을 탑재할 경우 최대 비행거리가 5천킬로미터에 불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엔진구성도 화성-12형과 비슷하긴 하지만 좀 더 큰 엔진일 가능성도 있다며 추가 분석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북한의 화성-14형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념을 파악한 단계'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실러 박사: 러시아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첫 비행성공 이후 작전능력을 확보하고 배치하는 데 9년이 걸렸습니다. 중국이나 미국 등도 5년에서 10년이 걸렸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결함 등을 찾아내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실러 박사는 아직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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