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북한이 주고 받는 위협적인 '말의 전쟁'이 자칫 '오판'을 불러일으켜 한반도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군축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의 데릴 킴벌(Daryl Kimball) 사무총장은 9일 미국과 북한 지도자는 즉각 고조된 한반도 위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킴벌 사무총장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불과 6개월 만에 미국과 북한 간 말의 전쟁과 핵 위협의 고조로 평화적인 위기 해결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고 이날 발표한 성명(Donald Trump and Kim Jong-Un Need to Find a Diplomatic Off-Ramp)에서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앙적인 북한의 '오판' 위험만 증가시키는 '군사적 행동' 위협에 대한 충동을 자제하고 중국과 함께 제재압박을 강화해 외교 대화를 위한 지렛대를 확보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적 채널 즉 통로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북한이 군사공격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없애주고 핵과 장거리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 대화입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8일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은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다"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북한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와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식의 선제적인 정의의 보복작전', '미국 본토를 핵전쟁 마당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다종다양한 전략적핵타격수단' 그리고 '괌도포위사격방안을 검토' 등의 말로 위협했습니다.
지난달 북한의 두 차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371호가 지난 5일 채택되자 북한은 '국력을 총동원한 물리적 행사'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제재담당 부조정관을 지낸 리처드 네퓨(Richard Nephew) 컬럼비아대학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정책담당관은 북한과 같은 극도로 억압적인 정권은 아무리 강력한 제재도 무고한 주민에게 고통을 전가한다며 외교적 해결을 제안했습니다. 네퓨 담당관: 중국 등 회원국들이 북한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이번 제재를 적극 이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럴 가능성이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의 제재 이행 의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행동변화를 이끌 수 있을 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 네퓨 담당관의 설명입니다.
로버트 칼린(Robert Calin) 전 미국 중앙정보국 북한 분석관은 그러나 최근 '대화'를 모호하게 언급한 북한의 발언들은 북한의 대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9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밝혔습니다.
영국의 군사정보업체 IHS제인스의 칼 듀이(Karl Dewey) 생화학·핵과 방사능무기 전문 선임분석관도 9일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미국은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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