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샹그룹 대체할 중국 기업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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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핵 프로그램 재료를 불법으로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의 랴오닝훙샹그룹을 대신해 북한과의 밀무역 등에 나설 중국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의 중견기업 랴오닝훙샹그룹이 경제범죄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26일 이 회사 최대주주 마샤오훙 등 중국인 4명과 핵심자회사인 단둥훙샹실업발전을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사상 처음으로 중국 기업에 대해 제재를 단행한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 문제 전문가인 애담 카스카트(Adam Cathcart) 박사는 이 회사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는 단순한 대북 제재 이행 차원이 아니라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카스카트 박사: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패 척결 운동의 맥락에서 이뤄진 조사입니다. 랴오닝성 중국 공산당이 처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입니다.

지속적인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단둥 시 등을 중심으로 북한과 교역을 가장 많이 하는 랴오닝 성에서 부패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중앙 당국이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카스카트 박사는 그러면서 랴오닝훙샹그룹에 대한 단속 조치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 당국의 강력한 제재 의지 표출로 과대 평가되서는 안 되며 다른 중국 기업들이 훙샹을 대신해 북한과 거래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히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북중 국경지대인 단둥과 훈춘 등에 공장이 지속적으로 건설되고 중국에 합법적으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카스카트 박사: 중국의 CCTV(중국중앙텔레비전) 등은 중국인들에게 이번 조치가 '민주주의(democracy)' '당의 운영(governance of the party)'을 위한 것이지 미국 오바마 행정부 임기 마지막에 '평화적 관계(peace campaign)'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랴오닝훙샹그룹의 창업자인 마샤오훙 씨가 부패 척결의 대상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 랴오닝성 대표단에서 제외되었다고 카스타트 박사는 말했습니다. 마 대표가 랴오닝성 부패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그러면서 400여 명의 중국 공산당원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카스카트 박사: 랴오닝성 부성장 등을 포함해 훙샹그룹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1950년대 초 마오쩌둥이 신중국 건국 초기 전개했던 이른바 '3반 운동' 즉 반 횡령, 반 낭비, 반 관료주의와 유사한 부패 척결운동의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스카트 박사는 그러면서 중국의 시 주석과 공산당은 훙샹그룹에 대한 단속 조치가 공산당 부패척결과 동시에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