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에서 19일 개막되는 모스크바비확산회의에 북한의 대미 외교 핵심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의 참석이 확정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에서도 현직 관리가 참석할 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남북한과 미국 등 40여개 나라와 단체에서 2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하는 대규모 비확산회의가 러시아정책연구소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 Center for Energy and Security Studies) 주최로 19일 모스크바에서 개막됩니다.
이번 회의 중 북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은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President, Institute for American Studies: IFAS) 자격으로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과 오후 회의에 모두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입니다.
'동북아시아 안보: 위협, 도전, 취약성과 위험(The Security in Northeast Asia: Threats, Challenges, Vulnerabilities and Risks)'을 주제로 한 오전 토론과 오후 4시경 시작되는 한반도 위기 감소: 가능한 조치와 다자 외교의 역할(Reducing Tensions on the Korean Peninsula: Possible Steps and the Role of Multilateral Diplomacy)'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입니다.
미국 측 토론자로는 오전 행사에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이, 오후 토론에는 미국 정책연구소 뉴아메리카(New America)의 수잔 디마지오 국장 겸 선임연구원이 참석합니다. 이 외에 러시아 외교관 출신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와 신범철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 등이 해설자로 토론에 참가합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행사에 미국 국무부의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반민반관 성격의 회의지만 러시아가 미국 정부의 전직이 아닌 현직 관리와 최 국장과의 접촉을 성사시키려 했는지 주목됩니다. 실제로 윤 특별대표는 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던 날짜에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었는데 '여행 일정의 변경'으로 취소해 모스크바 회의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정책연구기관인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의 이상수 연구원은 이번 회의 북미 접촉의 결과에 따라 향후 북한의 도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 연구원: 최선희 국장하고 미국 전직 (관리) 등 예전 오슬로에서 (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했던 분들이 몇 분 가시잖아요? 이번 러시아 (회의에서) 북미 접촉이 앞으로 전개될 양상에 영향을 미칠 것 같고요. 만약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것은 이번 19-21일까지 진행되는 (모스크바비핵화)회의에서 만족을 못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회의 미국 측 참석자 중 디마지오 국장 등이 앞서 지난 봄 북한 최 국장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반관반민 대화에 나선 바 있어 막후 접촉이 기대된다는 설명입니다.
러시아는 지난달 말 모스크바에서 최 국장과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Oleg Burmistrov) 러시아 외무부 특임대사와의 회담을 주선했고, 이에 앞서 미국의 조셉 윤 특별대표도 러시아로 초청해 한반도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등 최근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자청하고 있습니다.
만일 모스크바에서 미북 현직 관리들의 막후 접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석방 문제를 시작으로 얽혀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틀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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