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유럽의 전문가들은 지난 29일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해 75일 간의 도발 중단을 마친 북한이 앞으로 잦은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방연구국장(Director of Defense Studies)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한국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내년 2월에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 실험이 더 잦아질 수 있다며 긴장국면에 대한 철저한 준비태세를 주문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북한에서 60마일 밖에 안 떨어진 평창의 동계올림픽이 가까워오면 북한은 더 과감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이나 지하핵실험 등으로 실질적 핵국가(bonafide nuclear power)라는 걸 과시하려 할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할 능력을 획득하려는 유일한 집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주장과는 달리 핵탄두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는 확실치 않아 핵프로그램을 완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대기권에 재진입시켜 목표물을 정확히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는 미국 국방부 등 정보당국이 정보분석을 마치게 될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알 수 있을 전망입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고 하지만 재진입기술은 아직 도전과제입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2018년 상반기에 북한의 실험 빈도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깜깜한 새벽을 틈타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아마도 미국에 의해 요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영국의 군사정보분석업체 IHS마켓(HIS Markit)의 엘리슨 에반스(Alison Evans) 아시아태평양국가위기담당 부대표(deputy head of Asia-Pacific Country Risk)도 이번 미사일은 최고 고도가 앞선 어느 미사일보다 높았지만 일본 상공을 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의지에도 불구하고, 발사에 따른 미국과 동맹국들의 보복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발 강도를 낮추려는 보수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입니다. 일본과 일본에 배치된 미국 군사 자산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미사일을 시험한다는 북한 지도부의 결정이라는 설명입니다.
스웨덴의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Institute for Security and Development Policy) 이상수 연구원은 북한매체가 미국 본토타격을 과시하면서도 이번 시험발사가 최대고각발사방식으로 진행돼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한 데 주목했습니다.
이 연구원: 무조건 올해 내로 핵(프로그램) 완성을 시키는 계획대로 나가고, 이번에 핵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하지만 그것이 통할지 안 통할지 모르니까 그것을 염두에 두고, 시간상 조금 남은 상태에서 이 정도까지 보여주고, 다음 단계까지 (이미) 준비한 상태에서 지금 협상을 한 번 시도해보려는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좀 다른 전략으로 나가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이번 발사로 미국과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리핀 해상이나 일본을 통과하는 정상각도 발사 시험 등으로 대화시도와 도발을 반복하면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 북한의 계획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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