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 발언은 '외교적 대화'에 열려 있다는 국무부의 일관된 입장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정책연구소 헤리티지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조건없는 대화' 발언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사실 오랫동안 계속돼 온 미국의 외교정책입니다. 저는 이번 행정부뿐 아니라 전 행정부 외교관들로부터도 일관되게 미국은 '조건 없는 외교적 대화(diplomatic engagement)'에 열려 있지만 북한 쪽에서 계속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식 협상(formal negotiations)'을 시작한다는 것과는 다른 말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 국방부 등이 틸러슨 장관을 비롯한 국무부의 입장과 다른 주장을 내놓아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에 우려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그러나, 한 가지 우려되는 사항은 백악관이 틸러슨 장관의 말을 반박하는 듯한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도 틸러슨 장관에게 '외교적 노력은 시간 낭비다'라면서 북핵 문제를 '예방타격'으로 해결하려는 듯한 발언을 했지요.
앞서 6자회담에 가담한 바 있는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의 앤서니 루지에로(Anthony Ruggiero)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확인한 후, 대북 핵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시험 중단은 충분하지 않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목표로 철저한 사찰과 검증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70여일간 핵이나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지만 이후 한층 더 향상된 기술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Leon Sigal) 박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점증하는 핵 위협에 군사적 갈등 보다는 미국과 북한 간 상호 절충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조건 없이' 탐색 대화를 시작하자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북한도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