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병 모집 왜 늦어졌나?

0:00 / 0:00

앵커 : 북한이 예년에 비해 두 달이나 늦은 4월말부터 신입병사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초모생(신입병사)모집이 늦어진데 대해 일각에선 "군 내부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해 ‘초모생(신입병사)’들을 태운 첫 열차가 5월 2일, 각 도소재지들에서 출발하게 된다”고 30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고등중학교 졸업생들을 상대로 한 ‘초모생모집’은 해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이 지나면 시작됐는데 올해는 3월 9일에 있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로 하여 한 달간 늦추어지게 됐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끝나면 당장 시작된다던 ‘초모생 모집’이 뚜렷한 이유 없이 지금껏 미루어져 오다가 4월 22일부터 갑자기 ‘초모생’ 모집을 위한 신체검사가 시행됐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26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해마다 2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사이에 ‘초모생 모집’이 진행돼 왔는데 올해는 5월 한 달 안에 ‘초모생 모집’을 모두 끝내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와 해당 간부들이 몹시 당황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는 해마다 2월 말이나 3월 초에 입대하는 첫 ‘초모생’들은 민경이나 호위국과 같이 대우가 좋은 부대들에 배치됐다면서 4월 초에 2차로 입대하는 ‘초모생’들은 대부분 특수부대나 기술병종에 배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5월 초에 마지막으로 입대하는 ‘초모생’들은 일반 보병이나 ‘공병국’처럼 제일 힘들고 생활이 어려운 부대들에 배치되는 것이 관행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올해 ‘초모생 모집’이 늦어진 원인을 두고 다양한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0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군의 방침태만을 이유로 올해 2월 중앙당 조직지도부가 인민무력부에 대한 강도 높은 ‘사상검토’를 진행했다”며 “그 때문에 ‘초모생 모집’도 지연되게 됐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지난 4월 초, 도 보안국 차량과장과 9군단 후방참모를 비롯해 당과 군, 사법기관 간부 여러 명이 장성택의 잔존세력으로 몰려 체포되거나 가족들과 함께 농촌으로 추방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장성택 잔당숙청 등 당의 중점사업들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다 나니 올해 ‘초모생 모집’도 늦추어 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판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