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선전에 사활을 건 북한이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대폭 늘였지만 구독자들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노동신문'을 담배종이나 휴지로도 사용할 필요가 사라지면서 주민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980년대 북한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고 3백만부의 발행 량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노동신문’은 한때 각 기관, 도서관 ‘보관용’만 찍어 낼 정도로 발행사정이 악화되기도 했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 선전선동 사업을 권력 유지의 필수로 간주해 온 김정일 정권은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꾸준히 늘여왔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으로 권력이 바뀐 뒤에도 ‘노동신문’은 하루 고작 30만부 발행 량을 유지해왔다는 게 관련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이러한 사정에 주목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최근 당 사상 사업을 강조하면서 ‘노동신문’을 대중적 언론으로 발전시키고 신문의 질과 내용, 특히 발행부수를 크게 늘일 데 대해 거듭되는 지시를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북한은 “기존 30만을 유지하던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최근 60만부까지 올렸다”며 “올해 안으로 ‘노동신문’의 발행부수를 120만부로 늘이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고 19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노동신문’의 발행 부수를 배로 늘였지만 정작 신문을 보겠다는 사람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사정으로 하여 북한 당국은 각 인민반, 공장기업소들에 ‘노동신문’을 강제로 할당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60만부라는 보잘 것 없는 ‘노동신문’의 발행 량도 처리하지 못할 지경인데 앞으로 발행부수를 120만부로 늘이면 어떻게 그 많은 신문을 다 처리할 수 있겠냐며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중앙의 어리석은 처사를 질타했습니다.
한편 2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아직 제한이 있긴 하지만 ‘노동신문’의 1년 구독료는 (북한 돈) 2천원에 불과하다”며 “이는 장마당에서 통강냉이 1kg과 맞먹는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노동신문’은 보는 족족 모아두었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체신소(우체국)에 바쳐야 한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노동신문’에는 김정은의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괜히 손상이라도 되면 신문을 바치는 과정에서 큰 문제가 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노동신문’의 속지(5면) 한 장만 휴지로 사용하도록 했는데 지금은 중국에서 화장지가 많이 나온다”며 “중국에서 담배종이까지 들어와 ‘노동신문’은 담배종이로서의 가치도 잃었다”고 소식통은 신문이 외면 받는 원인을 강조했습니다.